... 웨딩 촬영을 1주일 앞두고 있다.
회사-출장-집-회사-출장-집만 찍으며 네일도, 마사지도, 아무것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운데
1년만에 큰 맘 먹고 시내까지 나가서 한 파마는
숫사자의 늠름한 갈기를 가채로 달고 있는 양 뒷통수에서 후광효과를 발산하고 있다.
잘 봐주면 머리에 열처리 과하게 해서 부스스 날리는 갸루 간지고
멀리서 보면 3초 김중만-_-간지다.
... 스튜디오에서 나보고 턱시도 입으라고 할 거 같아서 초큼 두렵다.
추석 차례상에 놓을 음식을 끝낸 지금 시각은 시방 칠시반.
거실 한켠에는 신랑이 거래처와 회사에서 받아온 선물세트의 산과
버릴라면 사흘이나 기다려야 하는 재활용쓰레기의 산이
누가 먼저 바닥에 엎어지나를 놓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허면 어찌 되나 보든가~하는 심신상태이다.
그리고 현재 무르팍 위에는
여느 때처럼 둘째가 자리를 차지하고 올라와 목구녕에 모터를 돌리며
트랜스 상태로 눈을 뒤집어 까고 치대고 누워있다...
낮에 잠시 외출했을 때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는데 어느 집 아저씨가 개 두마리(말티스)를 데리고 나와 있었다.
그 중에 한 마리는(이름이 나눔이였다)
주인이 오라고 하면 존내 약을 올리며 더욱 멀리 깡총깡총 달아나는 그런 품성의 청소년 개였다.
그 광경을 함께 지켜보던 신랑이 이렇게 말했다.
"개는 저러면 안되지. 부르면 제깍 와야지. 개가 왜 갠데."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이렇게 응수했다.
"그러게. 우리 둘째는 안 불러도 끝까지 쫓아오는데..."
"....우리 집에 있는 거는 고양이잖아."
"........."
순간 우리들의 머릿 속에 집에서 애옹거리고 있을 둘째가 떠올랐다..
가능하다면 회사까지 따라오고도 남을 우리 둘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게 의뢰하면 대략 이런 메시지를 끊임없이 토로하고 있을 듯한 우리 둘째...
'엄마~ 회사 때려치우고 이제 재택하지?
나 물갈아주고 털 빗어주고 밥 주고 안아 줄라면 재택해야 할텐데 우리 엄마 언제나 정신을 차리려나 몰라...'
문제는 둘째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뜬 시각은 팔시반.
호흡곤란으로 컭!!! 기침을 내아뱉으며 실눈을 뜨자
첫째의 방만한 방뎅이가 모가지 왼쪽 45도 각도에서 흡사 문워크-_-로 다가오고 있었다..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해마다 쌀랑한 이 철쯤 되면 이노무 괭이들이 사람 몸과 이불을 얼마나 파고들기 시작하는지..-_-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이단옆차기로 밀어내고 다시 자는데..
그로부터 삼십 분 간격으로 눈을 뜰 때마다 점점 각도와 간격에 변화를 주며 동에번쩍 서에번쩍하는
8살 먹은 고양이의 똥냄시 나는 거대한 방뎅이가 점프 컷으로 무의식을 침투.....
엄마 젖을 뭉개며 질식시키는 게 가장 신나는 첫째와
엄마 무르팍에 쥐나도록 퍼질러 누워있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둘째..
아... 뭔가 쪽 빨리는 거 같으면서 피가 마르는 데 살은 안빠지긔......-_-
퇴근하고 들어오면 겁내 수다스러운 둘째를 앉혀놓고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쇼나... 이 나쁜 애긔 못된 애긔! 엄마는 나가서 고생하고 오는데 울 애긔는 이렇게 아무 근심걱정 없이 있었어!
안 되겠다. 이제 니가 엄마를 대신해야겠다. 엄마 이제 애긔 덕좀 보자. 얼른 세상에 이런일이 나가서 돈 벌어 와!"
금방도 제사음식 만들고 의자에 주저앉기가 무섭게 무르팍으로 뛰어 올라와
쥐가 나도록 안내려가는 노란 괭이를 흔들면서 같은 말을 하다가
순간-_- 무슨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나, 왜 짝은 애한테만 돈 벌어오라고 하지?
큰 애 : 도도하다. 예쁘다. 지 멋대로다. 말 안듣는다. 원하는 건 꼭 갖는다. 한번씩 애교 부리면 효과 만점이다. -> 너 B형이지? 순 약아가지고 사회생활 하기는 글렀구나. 사고나 치지 마라.
작은 애 : 착하다. 붙임성있다. 다정하다. 잘 따른다. 먼저 반긴다. 잠을 덜자더라도 사람과 함께하고자 한다. 괴롭혀도 싫은 티를 안낸다. -> 너는 O형 장녀로구나. 이제 네가 총대를 메라 나는 정줄 놓을란다.
..뭐 이런 학부형의 무의식이 애들의 쓰임새를 나도 모르게 가려놓고 있었어... 아아....
짝은 애가 이제껏 내 말을 다 알아들었다면 얼마나 섭섭했을까-_-아아...
이래서 애들이 비뚤어지는규나.....-________-
그래도 이번달에는 드뎌 첨으로 오가닉스 사료랑 에버크린 모래 사줘놓고
자취녀에서 8년만에 등업한 된장맘의 한풀이를 하고 있었는데 아아....
얘들아 미안하다 이 에미가 화장품 덕후질에 맛만 안들렸어도 캣타워에 정수기를 방마다 한개씩 쌔워주고도 남았을텐데...=_=
노랭이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절하면서 무르팍 위에서 졸고 있다.
... 올레, 추석이라 절하는거냐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똑또칸 내새퀴.
신랑은 언제 일어날라나.
섣불리 깨울 순 업다.
가공할 추석 성과급을 받아온 후로 나는 쌍수를 들고
"Hail to 오빠!!! 와와!!"를 외쳤고
그의 권위는 시방 만렙을 찍고 있다.
아이 추워. 겨울 옷 드라이 맡겨야겐네.
이러고 있다.
세상은 이런일이 제작진은 눈여겨봐야 할 치대는 고양이 인증 사진. 언제, 어디서나 치댈 수 있도록 앞발은 항상 꺾여있다.
손발리 오그라드는 한채영 다이아. 장신구를 저렇게 휘감고 있으니 볼리우드 여배우 같다능-_-;;
환경을 탓할 필요가 없는 우월한 일병 조인성. 옆에 애들 어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