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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서독 리덕스 GV, 청춘의 플래쉬백




영화를 본다는 것도 결국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가 미美를 느끼는 지점은 자기 위안이나 자기 초월의 원형과 연관이 깊다. 나를 잊게 해주는 대상은 결국 나를 어떤식으로든 살게 해준다. 줄창 비디오만 빌려다 보며 왕가위의 영화를 탐닉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GV 에서 쏟아진 질문들은 대개가 그에게 정서적으로 기대어 청춘을 살아온 내력들의 열렬한 신앙고백이었다. 삶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둥둥 떠내려가는 청춘들의 플래쉬백, 그 쌉싸름한 에너지의 떨리는 작용을 누가 어찌 할 것인가. 그는 많이 웃었고, 농담을 많이 했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집에 있다기 보다는 길 위에 서있고, 아프며, 빠져들 무언가를 찾고있다. 그는 인간과 인간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법구경을 보면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동사서독은 시작부터 마음에 대한 법문을 들려준다. 결핍은 늘 욕망을 업고온다. 욕망은 곧 마음이다. 마음은 더이상 황약사가 찾아오지 않는 사막, 그 적막한 기다림의 지평선 너머를 훑는 바람을 타고 흐른다. 마음은 혈연의 뿌리가 뽑혀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린 아비를 태운 기차를 타고도 흐른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보지 못한 채 후회하며 살아가는 수리첸, 그녀의 가냘픈 손목에 걸린 국수통에도 마음은 함께 얹어져 흔들린다. 상처주는 것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두 연인이 끝내 함께 다다르지 못한 이과수 폭포에서도, 주인을 대신해 울어주던 감정이 풍부한 방안에서도... 

'왜, 우리들은, 아직까지도,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하루키는 상실과 우물의 모티브로 답해왔다. 나도 어느새 그 질문을 피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이 지점에서 왕가위와의 짧은 만남은 각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 

동사서독 리덕스는 깔끔해졌다. 사운드의 측면에서 특히 잘 복원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국영이 꼭 살아있을 것만 같은 이상한 기분도 함께. 
 
왕가위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왕가위밖에 없다. 특히 레오 까락스와 왕가위의 영화를 볼 때마다 '어쩌면 이렇게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느낌과 장면들을 육화한 것이지'라며 놀라움과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비정전에서 아열대의 코코넛 숲을 그토록 몽환적으로 유영하는 기차의 이미지라니.) 어떤 사람은 일생동안 단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것은 아비정전으로부터.  



+ 뭐 언제나처럼 한국 개봉 당시 아비정전의 수난 에피소드가 GV 농담의 소재로 등장했는데. 집에 오는길에 오빠가 "나도 개봉 당시에 극장가서 봤었다."는 발언을 처음으로 해서 정말 심하게 놀랐다.-_-;; 이봐 당신 나이가 몇인데 그건 허문영이나 정성일 연배의 조크라구 젭알.. 미친초딩도 아니고 왜 그러고 살았냐고 마구 닥달을 했다-_-; 

그리고 아비정전 떠오른 김에 검색을 해보니.. 네이버가 이런 주화입마 포스터를 내놓았다...








오나전 낚시의 명인이자 원조로구나 신라영화...
카피를 저렇게 뽑으니 콜라병을 던지고 환불 소동을 일으키지...-_-;





by Dudits | 2008/10/10 11:49 | 라일락 와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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